하트시그널4의 그 장소 <콩치노 콩크리트> 📣 시퀀스가 매주 월요일마다
감도 높은 경험을 엄선하여 소개해드립니다.
고유한 맥락과 세심한 감각이 담긴
시퀀스만의 큐레이션을 확인하고
이번 주말, 소중한 사람과 함께 경험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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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시퀀스는 ‘아이맥스’가 아닌 ‘이어맥스(Ear-Max)’를 즐길 수 있는 <콩치노 콩크리트>입니다. 2021년 5월에 문을 연 콩치노 콩크리트는 개인이 조성한 LP 음악감상실 중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합니다. 공간에 입장하면 거대한 1930년대 빈티지 오디오 스피커가 눈에 들어오죠. 다양한 교향곡은 물론이고, 유명 재즈 레이블의 앨범을 수준 높은 사운드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임진강의 탁 트인 풍경과 반짝이는 물결을 바라보면서 힐링할 수 있죠. 최근에는 연애 프로그램 <하트시그널4>에도 데이트 장소로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국내 어디에서도 느껴본 적 없는 밀도 있는 음악을 경험해보세요.
💡 추천하는 이유
- 복잡한 도시를 떠나 임진강을 바라보며 클래식과 재즈를 즐길 수 있습니다.
- 오디오 역사의 정점인 초대형 빈티지 스피커를 통해 음악에 온전히 몰입할 수 있습니다.
- 민현준 건축가의 세심한 설계로, 어느 좌석에서든 같은 퀄리티의 사운드를 들을 수 있습니다.
💡에디터 코멘트
- 홀 정면에 있는 커다란 스피커 앞에 앉아 연주자들이 내 앞에 있다는 착각에 빠져보세요. 창문 바깥 평화롭기 그지 없는 풍경을 보며 한도 끝도 없이 음악을 들어보세요. 놀랍게도 시간제한도 없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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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NC #003] 파주에 등장한 세계 최대 '이어맥스'관 <콩치노 콩크리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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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 당했다. 임진강이 보이는 큼직한 통창, 나를 내려다보는 거대한 1930년대의 빈티지 스피커. 1만 장이 넘는 LP는 클래식부터 재즈, 보사노바, 팝, 영화 음악으로 가득하다. 압도적이지만 찍어 누르는 기분은 전혀 없다. 진공관 스피커는 30분 동안 길들이는 시간을 거쳐야 완벽한 음악을 선사한다는 디테일은 사뭇 귀엽다.
맑았던 날씨는 어느새 흐려져 비가 내린다. 오히려 좋다. 자연이 음악에 집중하라며 자연히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줬다. 콩치노 콩크리트는 스케일과 디테일이 빈틈 없이 들어찬 ‘끝판왕’이다. 파주에서 평일은 치과의사로 주말은 콩치노 콩크리트의 DJ로 일하는 오정수 대표를 만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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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치노 콩크리트를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음악이 정말 좋았으니까요. 고등학교 1학년을 마치고 잠시 방황하는 시기가 있었습니다. 학교를 그만뒀는데, 형님이 일본에서 워크맨을 가져와 선물해줬죠. 그 순간이 저를 음악의 세계로 이끈 변곡점이 됐어요. 음악을 좋아하는 마음이 커질수록 수집하고 싶은 마음도 커져갔죠. 많은 오디오 시스템을 가져야겠다는 마음보다는 역사가 있는 콜렉션을 갖고 싶었습니다.
오디오 시스템은 하이엔드와 빈티지로 나뉘어요. 저는 하이엔드를 충분히 경험해보고 빈티지의 세계로 넘어 왔죠. 둘의 차이를 아주 단순하게 구분하면 가정용과 극장용이라는 점입니다. 오디오 역사의 정점에 미국의 ‘웨스턴 일렉트릭’과 독일의 ‘클랑 필름’이 있어요. 독일이 먼저 ‘음(音)’의 원리를 연구하기 시작했고 독일 음향학자들이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 음악 역사의 토대를 찾췄습니다. 웨스턴 일렉트릭은 800명에서 3,000명을 수용하는 미국의 대형 극장을 채우기 위해 제작한 시스템이고 콩치노 콩크리트는 이 회사들의 역사적인 라인업을 다수 보유하고 있죠.
현대 극장도 사운드 특화 상영관이 많이 개발됐고 훌륭한 오디오 시스템을 갖춘 홀이 많아요. 하지만 음악 감상용으로는 부적합합니다. 소리가 깔끔하지만 날카로워서 날마다 3~4시간 감상하기 힘들죠. 근본적으로 우리 귀를 힘들게 할 수밖에 없는 구조거든요. 그런데 1930년대에 제작된 웨스턴 일렉트릭과 클랑 필름의 시스템은 매일 들어도, 5~6시간 내내 들어도 우리 귀의 감각을 자연스럽게 깨우고 유지시키죠. 그런데 너무 커요. 가정집에서 사용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작은 공간에서 완벽하게 소리를 표현할 수 없어요. 그래서 콩치노 콩크리트를 만들어버렸죠.
어떤 공간인가요?
음악이 건드리는 감각을 극한으로 끌어내주는 공간입니다. 이름은 라틴어 ‘콩치노(concino)’와 건물의 재료 ‘콘크리트’의 조합인데요. ‘콩치노’는 ‘울려 퍼지다, 연주하다’라는 뜻이고, 콘크리트의 ‘콘’을 ‘콩’으로 바꿔 이름만으로 공간의 의미를 상상할 수 있게 신경 썼어요. 2021년 5월에 개관한 콩치노 콩크리트는 커피와 빵을 팔지 않습니다. 음악 빼고 유일하게 제공하는 건 생수 뿐이죠. 공간의 어느 스팟이든 같은 퀄리티의 음악을 들을 수 있고, 생활 소음을 최소화해 음악에 집중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구축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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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많은 LP가 꽂혀있습니다. 특별히 애정하는 앨범이 있으신가요? 홀에 들여 놓은 LP만 1만 점 정도 됩니다. 실제 보관하고 있는 수량은 훨씬 많아요. 모든 음반이 소중하지만 아무래도 재즈의 전설이라 불리는 블루노트의 1500번대 콜렉션(1501~1599번)에 애착이 갑니다. 오디오필이라면 누구나 수집하고 싶은 앨범들이죠. 재즈의 독보적 아이콘인 마일스 데이비스가 1501번과 1502번을 녹음한 것을 시작으로 재즈라는 문화를 이끌어 간 사람들이 이 시기에 걸작을 창조해냈어요. 블루노트 1500번대는 보컬이 하나도 없습니다. 상당히 수준 높은 사운드를 들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재킷 디자인도 수준급이죠. 블루노트 외에 프레스티지, 리버사이드, 버브 등 유명 레이블의 앨범도 다수 보유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아티스트로 소니 롤린스나 텔로니어스 몽크, 쳇 베이커를 들 수 있겠네요.
오늘은 보사노바로 마무리하셨는데요
금요일에 퇴근해서 주말은 콩치노 콩크리트의 DJ로 일하고 있는데, 선곡은 그날의 흐름에 맞춰 이뤄집니다. 오늘은 영화 음악으로 시작해서 아바(ABBA)의 ‘위너 테익스 잇 올(Winner Takes It All)’로 넘어갔어요. 다음은 1963년 그래미 어워드를 수상한 스윙글 싱어즈의 ‘세바스찬 바흐 재즈’ 앨범을 틀었습니다. 아카펠라 보컬로 바흐의 음악을 재즈로 표현해낸 곡이죠. 이 곡의 분위기가 보사노바와 이어지는 듯해서 찰리 버드의 보사노바로 마무리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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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과 3층에서 같은 음량으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점이 인상적인데요. 공간을 기획할 때 가장 섬세하게 신경 쓴 부분은 무엇일까요?
무조건 천장을 높여야 했습니다. 천장이 낮으면 음이 충분히 퍼져나갈 수 없어서 원하는 음을 구현할 수 없어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을 설계한 민현준 건축가가 이 공간에 음악이 흐를 수 있는 길을 만들어줘서 어느 자리에서 듣든 같은 퀄리티의 음악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도시의 밀폐된 공간을 벗어나 ‘자연 속 음악감상실’로 만들고 싶었죠. 음악감상실이나 콘서트홀을 가면 창문 없이 앞만 보고 음악을 듣거나 연주자의 공연을 봅니다. 집중하기 위해 만든 공간인데 정작 오래 집중하기도 힘들어요. 그런데 자연에서 음악을 들으면 의학적으로도 시각과 청각을 같이 회복할 수 있어서 더 큰 힐링을 느낄 수 있어요. 하지만 완전한 야외에서는 LP를 감상하기 어려우니 통창으로 임진강과 자연 풍경을 보며 음악을 듣게 만들어드리고 싶었어요.
‘도시를 벗어나야 하겠다’는 계기가 있으셨나요? 우리가 사는 게 대부분 도시생활이잖아요? 저는 운동을 굉장히 좋아해요. 마라톤 풀코스를 30회 이상 뛰었고, 해마다 지리산 천왕봉을 오르고 바다 수영도 15km씩 합니다. 스포츠를 좋아하니 답답하고 밀폐된 공간과 도시가 싫더군요. 콩치노 콩크리트를 만들 때 ‘무조건 자연으로 가되 뷰가 좋은 음악 공간이어야 하겠다’ 생각했고, 지금 위치가 제 열망을 만족시키는 자리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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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년 동안 콩치노 콩크리트가 오디오 문화를 이끌고 있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이제 시작이지만 그래도 우리가 해내고 있는 부분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재즈의 중심은 리듬이에요. 대형 빈티지 오디오 시스템에서 재즈의 리듬을 느끼면 재즈를 모르는 분들도 ‘이 리듬은 좋네? 마음에 드네?’라고 생각할 수 있죠. 작은 공간에서 듣는 재즈와 저희가 제공하는 음향의 질이 다르기 때문이죠. 재즈클럽에 가면 대개 레파토리가 한정되어 있어요. 재즈 뮤지션들이 전성기에 남긴 수준 높은 연주를 만날 수 없죠. 라디오에서 틀어주는 재즈는 사실상 재즈에 대한 지식을 얻는 경험일 뿐 음악적 감흥을 받기에 스케일이 너무 작아요.
콩치노 콩크리트에 오면 1만 점이 넘는 앨범을 가장 최적화 된 시스템과 공간에서 들을 수 있기 때문에 아티스트가 들려주고 싶었던 사운드와 리듬의 오리지널리티를 경험할 수 있어요. 같은 음악이어도 작은 컴포넌트나 라디오 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의 취향이 틀렸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음악적 감흥을 제대로 느끼려면 디테일하게 디자인한 공간에서 좋은 시스템으로 감상하는 경험이 꼭 필요합니다.
일종의 장인정신이 느껴지네요. 디테일하게 설계된 공간은 음악적 경험의 시작일 뿐입니다. LP가 존재하지 않았던 1920~1930년대 스피커로 소리를 구현하기 때문에 섬세한 조율이 필요하죠. LP를 들을 수 있게 튜닝하는 시간이 생각보다 오래 걸려요. 수집가로서 갖고 싶었던 턴테이블도 비싸게 들어왔는데 보관만 하면 뭐하나 싶은 거예요. LP를 물려보면 20개 가까이 들어가는 진공관이 정확하게 조화를 이뤄야 완벽한 소리가 나요. 한두 달 안에 완성할 수 없죠. 음악을 트는데 갑자기 튀는 소리가 들리기도 하고. 한 달 전에도 아침 8시 반까지 튜닝하느라 잠을 못 잤어요. 2년 동안 눈 뜨고 새벽을 맞이한 날이 정말 많았습니다. 체력 관리를 잘해서 다행이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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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님이 생각하는 감도 높은 경험은 무엇인가요?
같은 경험이라면 감각의 끝을 보여주는 경험이겠죠. 음악 책을 수백 권 읽고, 베토벤과 슈베르트 강의를 들어도 내가 직접 듣지 않으면 안 돼요. 결국 듣는 경험으로 이어져야 하는데 어느 단계까지 끌어올려 경험할 수 있는지가 핵심입니다. 차에서 라디오만 들어도 행복하지만 베토벤, 차이코프스키가 라디오에서 들을 만한 스케일이 아니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그렇다고 항상 연주회를 갈 수도 없죠. 연주회는 좋은 라이브를 제공하지만 그 음악을 탄생시킨 전설적인 아티스트와 지휘자를 만날 수 없어요.
최선의 방법이 LP를 트는 건데, 시스템과 공간이 문제가 됩니다. 하이엔드 시스템이 주는 쾌감이 있지만 가정집을 타깃으로 만든 시스템이라 콩치노를 채울 수 없어요. 저희는 3,000명의 마음을 울렸던 웨스턴 일렉트릭의 빈티지 스피커로 음악을 들려드릴 수 있으니 클래식과 재즈의 스케일과 오리지널리티를 가장 근접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커피도 빵도 없는 공간에서 스마트폰은 잠시 자작나무 거치대에 놔두고 순수한 나만의 시간 속에서 음악에 집중한다면 밀도 있는 음악적 경험을 축적할 수 있을 거예요.
앞으로 어떤 가치를 지향하고 싶으신가요
지난 2년은 음악 감상에 집중했습니다. 콩치노 콩크리트의 오디오를 제대로 세팅하는 시간이었죠. 지금은 어느 정도 정리됐어요. 그 덕에 지금은 음악감상실로 많이 알려졌지만 다른 기획의도가 있습니다. 미국은 음악과 함께 진행하는 파티 문화가 대중화되어 있어요. 호텔 파티는 천장에 달린 작은 스피커나 DJ에 의존하는 수준으로 음악을 구현하고, 대형 콘서트 홀은 공연을 수동적으로 보고 나올 수밖에 없죠. 콩치노 콩크리트는 방문자와 연주자가 어우러지는 파티를 본격적으로 기획하려고 합니다. 임진강이 보이는 한적인 공간을 찾아 일상을 벗어나서 파티에 참석하는 그림, 코로나 때문에 상상만 했는데 이제는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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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치노콩크리트를 제대로 즐기려면
홀에서 좋은 음악을 구현하고 감동을 느끼게 하는 건 우리 콩치노 콩크리트의 책임입니다. 방문객이 어떤 마음가짐을 갖고 찾던 변하지 않을 부분이죠. 하지만 이 공간을 ‘카페’라고 기대하고 오는 분들이 아직도 있어요. 마음이 열려 있는 분들은 콩치노의 공간과 음악을 잘 흡수하지만 ‘어? 커피가 없네?’라는 마음이 드는 분들의 마음에는 음악이 침투하기 힘들어요. 콩치노 콩크리트는 음악을 위해 설계된 공간이고 다른 음악감상실과 같아 보이지만 상당히 다릅니다. 여러 정보를 살펴보고 음악에 순수하게 몰입해주세요. 여러분이 공간에 들어오는 순간부터는 저희가 맡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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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치노 콩크리트와 함께 경험하기 좋은 공간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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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비디엠지 경기 파주시 문산읍 임진각로 177
다양한 컨셉과 독특한 위치를 자랑하는 카페들이 많이 생겼다. 그럼에도 이만큼이나 유니크한 장소의 카페는 없을 것이다. 바로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 위치한 포비디엠지다. 우리나라가 전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이니, 그 경계에 위치한 포비디엠지도 전 세계 유일한 위치의 카페가 아닐까? 단순히 특별한 위치 때문이 아니라 포비만의 깔끔하고 세련된 감성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익스테리어도 좋다. 아픔이 있는 공간이지만, 이렇게 앉아 좋은 커피를 마실 수 있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다행스럽고 한편으로는 아이러니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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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자동차극장 경기 파주시 탄현면 낙하리 265-12
OTT의 강세로 극장가를 찾는 관람객이 많이 줄었다. 코로나19 시절 극장 출입이 제한되고, OTT에서도 극장 상영작만큼이나 퀄리티 높은 작품들이 많이 나온 이유일 것이다. 자동차극장 역시 코로나19의 수혜를 받았다. 자동차로 할 수 있는 것들이 주목을 받으면서 거리두기를 지키면서 영화를 볼 수 있는 최적의 대안으로서 자동차극장이 선택 받았다. 하지만, 그 전부터 우리는 자동차극장을 로맨틱하게 생각하고 있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서울에서 가장 쉽고 편하게 갈 수 있는 자유로로 로맨틱한 영화 데이트를 즐겨보자. 최근엔 리뉴얼도 했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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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두산 통일전망대 경기 파주시 탄현면 필승로 369
안보교육을 위한 방문지라고 무시하지 말자. 물론 남북으로 갈라진 분단의 이야기를 듣고 지근거리에 있는 북한 마을을 망원경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긴 하지만, 해질녘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는 아름다운 강을 바라보는 것도 꽤 큰 의미가 있다. 평일에는 자동차로 전망대 입구 앞 주차장까지 갈 수 있지만, 주말에는 근처의 통일동산공영주차장의 휴게서에서 출발하는 셔틀버스를 타야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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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프렌트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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