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촌 분재 클래스 <서간> 🪴 시퀀스가 매주 월요일마다
감도 높은 경험을 엄선하여 소개해드립니다.
고유한 맥락과 세심한 감각이 담긴
시퀀스만의 큐레이션을 확인하고
이번 주말, 소중한 사람과 함께 경험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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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주의 시작, 무사히 잘 하셨나요? 이제는 아침 저녁으로 제법 쌀쌀해서 도톰한 옷들로 잘 챙겨 입어야할 것 같아요. 겨울이 성큼 다가올 것 같아 곧 사라질 자연의 초록을 열심히 눈에 담고 있는 요즘입니다.
어렸을 때는 지나가는 나무나 화단에 몸을 숙여 관찰하는 어른들이 참 신기했어요. 저는 바삐 길을 가느라 평상시에 눈길도 주지 않는 것들인데, 어른들은 어쩜 저렇게 관심을 가질까 싶어서요. 계절은 매년 돌고 도는데 가을에 잎이 조금씩 붉게 물드는 걸 매번 어린 아이처럼 호기심있게 바라보는 어른들의 모습들이 귀여우면서도 웃겼죠. 그러다가 문득 길가에 작게 핀 꽃 하나, 잎사귀의 신기한 문양 등에 발걸음을 멈추게 되고 핸드폰 카메라를 키고 있는 제 모습을 발견했어요. 어느새 저도 매년 한결같이 그 자리에 있으면서 계절에 따라 바뀌는 자연에 눈길이 가더라고요. 가만히 보고 있으면 그 자체로도 치유가 되는 기분이 들어 키우기 좋은 식물을 찾아보기도 했답니다. 자연을 집으로 들여와 돌보다보면 어느 순간 스스로를 돌보는 것 같았어요. 어디 신경 써줄 곳은 없는지 살펴 보고, 흙에 물이 스며드는 걸 지켜보고, 폭신한 흙을 손으로 만지는 모든 순간들이 대단하진 않지만 너무 소중했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리는 <서간>은 서촌 필운동에 위치한 작은 식물 스튜디오입니다. 대표님이 사랑하는 식물, 예술, 문학으로 채워 고즈넉한 서촌에서도 유달리 편안한 공간이에요. 줄기와 잎이 전하는 감각과 흙의 촉감, 이끼의 부드러움을 느끼며 천천히 분재를 만들어 보세요. 온몸의 감각이 차분해지는 동시에 예민해지고, 정신은 눈앞에 놓인 식물에 몰입할 수 있습니다. 식물이라 다루기 어렵다고 느끼는 분들도 있겠지만 클래스를 충실히 따라오시면 얼마든 내가 원하는 무드의 분경을 완성할 수 있답니다.
💡 추천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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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이 전하는 '무용함의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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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분재와 다른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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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킬러'도 식물과 친해지는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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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NC #013] 유용함의 세상에 무용함이 건네는 위로 <서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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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즈넉한 서촌을 걷다가 건물 뒤로 나 있는 작은 골목으로 발을 옮겼다. 낮은 철문을 열면 중앙 정원 주변으로 둘러싼 공간이 인상적인 서간이 한눈에 들어온다. 크고 작은 화분마다 나무, 이끼, 돌이 만들어 낸 풍경이 있다. 주변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펼쳐지는 아름다움이 눈길을 끈다. 분경을 이루는 각 요소가 서로 조화를 이루는 것처럼 유상경 대표의 이성과 직관이 적절하게 어우러져 ‘서간'이라는 브랜드가 탄생했다. 식물을 즐기기에 가장 편안한 공간에서 돌봄으로 얻을 수 있는 힘, 못남에 대한 애정, ‘쓸모 없음’에서 발견한 위로를 전하는 서간의 이야기를 찬찬히 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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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간의 시작부터 이야기를 나눠보면 좋을 것 같아요. 원래 화장품 회사에서 브랜딩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맞아요. 예전에는 화장품 회사에서 브랜딩과 마케팅 업무를 했습니다. 이 일을 하면서 언젠가는 제 브랜드를 해봐야겠다고 계속 생각하고 있었어요. 평소에 제가 좋아하는 식물이나 공간 인테리어, 가구 사진을 제 계정에 올리다 보니 저와 비슷한 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좋게 반응해 주시더라고요. 그런 경험이 쌓이면서 내 것을 해볼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발견하게 된 것 같아요.
식물을 가지고 뭘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제가 좋아하는 것들과 함께 엮어서 운영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식물과 공간뿐만 아니라 문학이나 예술도 좋아해요. 그래서 전시를 할 수 있는 공간에 제가 디자인한 식물, 그리고 좋아하는 것들을 결합한 뭔가를 해보고 싶어서 서간을 만들었습니다.
식물은 어떤 계기로 키우기 시작하셨나요?
처음에는 공간을 채우는 인테리어 소품 또는 오브제 정도로 생각했어요. 혼자 살면 집이 쓸쓸하게 느껴질 때가 있잖아요. 저는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아무도 없는 집 특유의 허전한 느낌이 싫어서 항상 조명을 켜고 다녔어요. 그러다가 집에 식물을 놓으니 마치 집에서 저를 기다려 주는 존재처럼 느껴지더라고요. 사람은 누군가를 돌볼 때 힘이 난다는 말처럼 저도 식물을 돌보면서 오히려 힘을 많이 받았습니다.
식물을 키우다가 ‘아, 나는 식물 가게를 해야겠다’라고 확신이 생겼던 순간이 있어요. 제가 술을 마시고 집에 늦게 들어왔는데, 정신없는 와중에도 식물에 물을 주고 있더라고요. 일 때문이 아니라 ‘목말랐을 텐데, 너도 마셔라’하는 마음이었어요. 그때 이 일을 업으로 해야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취미가 업이 되면 불행하다는 얘기를 많이 듣잖아요. 좋아했던 것이 일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예전에는 잠깐 즐기면 되는 취미가 업이 되면 계속 반복해야 하는 루틴이 되어버리니까요. 그런데 저는 식물을 돌보는 일이 반복되는 게 고되긴 하지만 스트레스가 되지는 않더라고요. 오히려 기분 좋은 책임감을 느끼죠. 그걸 깨닫고 난 후부터 본격적으로 식물 가게를 계획하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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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간을 계획하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은?
전형적인 식물 가게를 하지 않으려 노력했어요. 식물이 다 돈으로 보이는 비즈니스를 하게 되면 제가 너무 피폐해질 것 같아서요. 서간을 준비할 때 서울에 있는 식물 가게는 거의 다 가본 것 같아요. 하루에 식물이 몇 개 팔리는지, 마진율이 어느 정도인지 조사해보니까 식물만 가지고는 먹고 살 수 없다는 걸 깨달았어요. 식물 매출에 의존하는 방식이 아닌 건강하게 비즈니스를 지속할 방법이 무엇인지 많이 고민했습니다.
서간에서는 식물을 판매하려고 애쓰지 않아요. 그러다 보니 오시는 분들도 부담 없이 구경하고 가시는 것 같아요. 사실 식물이라는 게 쉽게 들였다가 버릴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가격과 별개로 식물을 잘 키워 보겠다는 책임감이 생겨야 하니까 구매를 강요하는 느낌이 들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손님이 마음에 드는 식물이 생길 때까지 충분히 기다리는 편이죠. 제가 서간을 운영하면서 가장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점이에요. 저에게도 좋고, 손님들에게도 좋은 점이죠.
서간을 이야기할 때 공간은 빠질 수 없는 부분인데요. 서촌에서 오픈하게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5개월 동안 공간을 엄청나게 보러 다녔어요. 서촌뿐 아니라 연희, 성수 등 다양한 지역을 봤죠. 사실 비즈니스적으로 생각하면 성수 같은 지역이 젊고, 유동 인구가 많아요. 그런데 자꾸 서촌에서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성적으로는 서촌에서 하는 게 이점이 별로 없는 데도 이유 없이 서촌이 좋았어요. 지금 이 공간도 미리 봤던 공간인데, 엄두가 안 나서 계약을 바로 하지 않았어요. 흙집이라 발로 차면 무너질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계속 생각이 나는 거예요. 결국 계약해버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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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을 기획할 때 특히 신경 썼던 부분이 있나요?
인테리어를 전문적으로 배운 적이 없어서 잘 모르지만, 제가 원하는 공간의 분위기나 정서를 자주 상상했던 것 같아요. 제가 안쪽에 앉아 있고 손님이 제 시야를 벗어나서 여기 저기 자유롭게 보고, 멍도 때리다가 자연스럽게 오가는 장면을 떠올리면서 만들었죠. 어떤 상념이나 생각, 감상에 젖어 들었을 때 그 순간을 방해하지 않는 분위기를 담고 싶었습니다. 가구를 배치하거나 소품을 살 때도 ‘압박감 없이 편안하게 식물을 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를 매번 생각했어요. 화려하거나 자극적인 건 최대한 빼고 담백함만 남기려고 노력했고요. 이곳의 주인공은 식물이니까. 화려하고 멋 부리는 건 식물이 할 테니 공간 인테리어, 소품, 브랜드 로고, 서체 등 식물이 아닌 부분은 전부 다 차분하고 조용하게 느낄 수 있도록 설계했어요. 이 공간의 주인공은 저나 손님이 아니라, 식물을 포함해 이 공간에서 느껴지는 무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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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퀀스에서 오픈 예정인 클래스는 어떤 클래스인지 소개해 주세요.
나만의 작은 나무를 만드는 일일 클래스예요. 화분에 경치를 담는다고 해서 ‘분경’이라고 부르죠. 작은 나무와 이끼, 돌을 활용해 풍경을 디자인할 거예요. 가지를 정리하고, 앵글을 설정하고, 돌과 이끼를 배치하면서 자신의 취향이 담긴 작은 경치를 만들어 볼 수 있습니다. 수업 외에도 시퀀스클럽 멤버를 대상으로 오브제를 만드는 작가의 전시와 상영회를 진행하려고 해요. 공예 작가님의 오브제와 서간의 식물, 그리고 편지 형식의 이야기로 전시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날 좋은 저녁, 서간의 중앙 마당에서 30분 정도의 영상을 함께 보는 상영회도 진행할 예정이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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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스를 진행할 때 특히 신경 쓰는 부분이 있을까요?
사실 예쁘게 만들려고 하면 잘 안될 거예요. 살아 있는 식물을 다루는 일이 생각보다 어렵거든요. 그래서 수업을 진행할 때, 예쁘게 만들기보다 분경을 보면서 느끼고 싶은 정서를 떠올려 보라고 안내해드려요. 푸릇푸릇함이 넘치는 생동감인지, 한가롭고 여유로운 고즈넉함인지, 탁 트인 시원함인지. 그러면 나무를 예전과 다른 시선으로 관찰하게 돼요. 잎, 줄기 등 요소에만 집중했던 나무를 풍경의 일부로 보게 되는 거죠. 넓게 보면 무드가 떠오르거든요. 재미있는 점은 오신 분들 모두 본인과 비슷한 무드로 디자인해요. 작고 귀여운 분들은 작고 귀엽게 하시고, 크고 화끈한 분들은 시원시원하게 하시더라고요.
한 가지 더 말씀드리자면, 식물은 생명이 있기 때문에 가장 내밀한 교감을 나눌 수 있는 오브제라고 생각해요. 그런 점에서 멋지고 화려하게 만드는 것도 좋지만, 내면에 있는 보잘 것 없는 마음을 담아보라고 권하는 편입니다. 일부러 못난 부분을 넣어 보는 거죠. 그러면 이상하게 정이 가요. 깔끔한 도자기도 좋지만, 흠집이 있는 도자기에 조금 더 마음이 가는 것처럼요. 같은 맥락으로 클래스를 진행할 때는 디자인도 거의 잡아 놓지 않고 나무도 깔끔하지 않은 상태로 드려요. 미니멀하고 깔끔한 나무를 기대하고 오셨다가 상상과 다른 모습의 나무를 보고 의아해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하지만 나무를 다듬는 것부터 시작해 나만의 분경이 완성되는 과정을 직접 경험하면 더 애정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내가 이 분경의 주인이라는 책임감도 생기죠.
식물을 오래 잘 키우는 것에 관한 문의를 많이 받으실 것 같아요. 키우다 죽을까 봐 걱정하는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 어떠세요?
많이 걱정하시죠. 하지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요. 식물이 죽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절대 공식이 있는 게 아니니까요. 기본적인 관리법은 있지만 조금 소홀하거나 식물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면 죽을 수 있어요. 그래서 잘 안 죽는 식물이 있는지 물어보시면 솔직하게 ‘쉽지 않다, 고생이 필요하다’라고 말씀드리는 편이에요. 특히 분재 방식으로 심은 식물은 물도 더 자주 줘야 해요. 식물에게는 더 건강한 환경이지만 사람은 힘든 환경인 셈이죠. 물도 주고 환기도 시키며 관리해야 하거든요.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식물에 좋은 환경이 사람에게도 좋아요. 노동이 조금 필요하지만, 식물을 키우면서 식물과 사람 모두에게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 보라고 권하고, 키우기 어렵다면 자주 구경하러 오셔도 좋다고 말씀드리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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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간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가치나 메시지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평소에도 식물이나 꽃, 오브제처럼 무용한 것들을 좋아해요. 제가 좋아하는 무용함을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서 서간을 만든 것이기도 하고요. 예전에 일하면서 ‘세상에 쓸 데 있는 게 너무 많다’고 느꼈어요. 쓸모 있는, 생산적인, 유용한 것을 보며 나의 쓸모를 생각하는 일이 답답하고 숨막히는 기분이 들곤 했는데, 그럴 때마다 꽃이나 식물을 보면서 멍때렸던 것 같아요. 모든 것에서 벗어난 해방감을 느꼈죠. 어디 자랑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진짜 쓸모없고 엉성하고 귀여운 것, 아무 의미 없이 돌보고 싶은 것이 주는 기쁨과 아름다움. 무용함이 주는 가치를 서간에서 경험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대표님이 생각하는 감도 높은 경험은?
회사를 다닐 때 ‘감도 높다’라는 표현은 고급스럽고, 트렌디하고, 세련되고, 최신 라이프 스타일을 선도한다는 의미로 자주 썼던 것 같아요. 그것도 맞다고 생각하고요. 하지만 제가 무언가에 감동하거나, 감도 높은 경험을 주고 싶을 때는 무엇보다 진정성을 생각합니다. ‘저 사람은 저 일을 정말 좋아하는구나’, ‘진짜 즐겁구나’ 하는 느낌이죠. 어떤 사람의 작업을 볼 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긴 흔적을 보면 용기가 생겨요. 이 유한한 삶에서 자신의 인생을 뭔가에 걸어본다는 게 쉽지 않잖아요. 그런 순간을 지켜볼 때 ‘이건 참 귀한 경험이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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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서간의 클래스를 추천하고 싶은 분이 있다면
우선 식물을 좋아하는 분, 내가 키우는 식물을 어떻게 다듬어야 좋을지 고민하는 분이 떠올라요. 식물을 키우다 보면 가지를 쳐도 되는지, 언제 쳐야 하는지가 궁금하거든요. 디자인에 관심이 많은 분에게도 추천해 드립니다. 살아 있는 식물을 장기적인 관점으로 디자인하는 경험은 분명 새로운 영감이 될 거예요. 조용히 멍때리고 싶은 분도 환영해요. 흙과 나무를 만지고 디자인에 몰두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머리가 개운해지더라고요. 꼭 클래스를 신청하지 않더라도 식물 구경하러 편하게 들러주셔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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