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이 킨츠기 클래스 with 김수미 작가 💎🪞 시퀀스가 매주 월요일마다
감도 높은 경험을 엄선하여 소개해드립니다.
고유한 맥락과 세심한 감각이 담긴
시퀀스만의 큐레이션을 확인하고
이번 주말, 소중한 사람과 함께 경험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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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비사비'
처음 들었을 때 '와사비도 아니고 와비사비는 뭐야?' 했던 '와비사비'란, 사실 멋진 뜻을 갖고 있답니다. 영구적이지 않고 불완전한 것의 아름다움에 관한 미학이자 삶의 양식이에요. 완벽하지 않은 것을 귀하게 여기는 마음이라고도 정의할 수 있죠.
좋아하는 물건이 망가진 적이 있어요. 그래도 저한텐 너무 소중한 물건이라 차마 버리진 못하고 어떻게든 이어붙이고 끼워맞춰 보관해두었답니다. 이전과 똑같이 쓰일 수는 없지만 어떤 형태로 존재하든 제 기억이 없어지진 않으니까요. 와비사비 정신을 작가님께 들을 때 그 당시 제 마음이 생각났어요.
깨진 기물을 고쳐 쓰는 공에법인 킨츠기도 이 정신과 맞닿아있습니다. 비록 깨지기 전의 온전한 형태는 아니지만, 오히려 불완전한 모습에서 오는 아름다움이 킨츠기의 매력입니다. 깨진 단면에 옻을 바르고 금박을 얹어 상처 난 흔적의 자취를 감추기보단 그대로 드러내는 솔직함과 당당함이 아름다움으로 다가와요. 그 물건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의 마음도 전해지는 것 같고요. 그래서일까요, 그 자취가 더 멋진 예술작품으로 승화시켜주는 중요한 디테일 같기도 합니다.
시퀀스의 칸이 킨츠기 클래스에서는 그동안 버리지 못하고 품고 있었던 그릇이나 도자기를 챙겨와주세요. 선과 틈 너머 본인만의 풍경과 무늬를 새겨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이어가는 마음으로요!
💡 추천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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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난 기물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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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작업실에서 보내는 안온한 명상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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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미감을 찾아가는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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볕 좋은 광장을 가로지르다 홀로 우뚝 솟은 단풍나무를 만났다. 이 동네 사람들 사이에서는 그 나무가 송현동을 지켜준다는 단단한 믿음이 있다고 한다. 김수미 작가의 작업실에서도 어느 자리에서나 창문 너머 큰 나무가 내다보였다. 오로지 나무 하나만 보고 작업실을 계약했다는 작가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나무의 안온한 마음이 전해지는 작업실,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한 손작업이 한창이었다. 가는 붓끝으로 깨진 단면에 옻칠하고, 조심스럽게 금박 올리기를 반복하는 작업. 종종 숨을 멈추게 될 만큼 세밀하고 꼼꼼한 과정이었다. 깨진 기물을 이어 붙여 소중함의 가치를 지켜나갈 수 있게 만드는 킨츠기. 그 고요하고도 치열한 세계를 소개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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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차 좋아하는 친구들을 보니 ‘킨츠기 배우러 간다'고 종종 말하더라고요. ‘킨츠기’가 무엇인지 간단히 소개해 주세요.
킨츠기(Kintsugi)는 ‘금으로 수리한다'는 뜻인데, 일본에서 나온 옻 공예 기법이에요. 쉽게 말하면 ‘그릇 되살림'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릇이 깨졌을 때 생긴 상처가 아름다워질 수 있게끔 금이나 은을 더해 선, 그림으로 표현하는 기법이죠.
옻이라는 재료가 생소할 텐데, 자연에서 얻은 옻을 바르면 단단히 굳으면서 방수가 되거든요. 그래서 옻을 발라 깨진 그릇을 살려낼 수 있어요. 도자기뿐만 아니라 유리, 나무, 금속, 종이 등 다양한 재료에 접착제로, 항균제로도 사용할 수 있죠. 금을 쓰는 건 미학적인 측면도 있지만 순도가 높을수록 항균성이 높기 때문에 함께 사용해요.
생 옻, 밀가루, 목분 등 자연에서 얻은 재료로만 수리하는 것을 ‘혼 킨츠기’, 합성 재료로 수리하는 것을 ‘칸이 킨츠기'라고 해요. 천연 재료로 수리하면 식기 사용이 훨씬 안전해지지만, 작업자에게 옻 오름이 생기거나 작업 시간이 5~6주 이상 걸린다는 단점이 있어요. 그래서 현대에 와서는 작업 시간을 줄여주는 칸이 킨츠기 기법이 생겼죠. 재료나 상황에 맞게 두 가지 방식을 선택해 작업하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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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깨진 것은 다시 못 쓴다고 생각했는데, 살릴 수 있다는 게 참 신기해요. 작가님이 생각하는 킨츠기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킨츠기를 설명하는 글 중에 ‘선, 상처를 넘어선 풍경'이라는 구절을 좋아해요. 내가 수리해서라도 아끼는 걸 지키려는 마음이 있는 거잖아요. 깨진 흔적이 미학적인 표현으로 남겨지고, 나의 추억이 기물에 그대로 담길 수 있다는 게 좋죠. 특히 상처를 드러낸다는 점이 멋져요.
킨츠기는 ‘와비사비' 정신과 연결되어 있어요. 불완전함을 받아들이는 것, 오래된 것들의 아름다움에 감사하는 것이라고 설명할 수 있는데, 삶의 태도에 가까워요. 불완전의 미, 여백의 미라고 할 수 있죠. 그래서 킨츠기를 배울 때 ‘기물의 상처도, 여백도 그대로 두고, 두 가지의 공존이 작품에도 표현되어야 한다’고 배웠어요. 깨진 흔적을 좀 더 아름답게 수리하기 위해 금을 쓰긴 하지만, 과하게 사용했을 때도 지나침이 없을지 늘 생각해야 하죠.
선을 그리는 작업이기도 해서 수리할 때 계속 살피고, 생각하면서 작업해요. 수리를 하는 행위 자체가 정적이면서도 동적이기 때문에 리듬감이 있어서 매력적으로 느껴져요. 작업을 할수록 요가나 명상과 맞닿아 있다는 생각도 들어요. 제가 하루도 빠짐없이 작업하는 이유는 명상과 거의 비슷하기 때문인데요. 반복적인 작업을 긴 시간 동안 해야 하고, 인내심이 있어야 한다는 부분이 비슷하게 느껴져요. 일종의 수련 같다고 생각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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킨츠기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어요? 클래스를 열게 된 계기도 궁금해요.
원래는 주변 친구들하고 배워서 수리도 하고, 제 작업에 써먹을 생각으로 가볍게 시작했어요. 도자기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터지고, 깨진 그릇이 많이 생겼는데 그게 아까웠거든요. 일본 현지에 계신 할머니 선생님들한테 물어가며 배웠어요.
클래스를 처음 열었을 때는 도자 공예 전공자들이 주로 왔었어요.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오는 사람들이 달라졌고요.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니까 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었잖아요. 차 도구가 깨져서 오는 분들, 차 선생님들한테 입소문이 나고, 파인다이닝 셰프님들한테 또 소문이 나고, 그런 식으로 클래스를 넓혀가게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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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도, 창문 너머 나무도 시원시원해서 매력적인 작업실이라고 생각했어요. 공간 소개도 부탁드려요.
정말 다른 이유 없이 큰 창문 너머로 보이는 나무 하나만 보고 왔어요. 이 공간은 처음부터 계획을 하고 뭔가를 들인 게 아니라 세월이 흐르면서 쌓아온 공간이고요. 이곳을 거쳐 간 선생님들하고 채운 느낌이에요. 작업실에서 제일 아끼는 건 친구가 출산 선물로 준 소나무 그림이에요. 제가 SNS 아이디에 ‘림’이라는 글자를 쓰는데요. 아빠 성함의 한 글자인 장마 림(淋)이에요. 나무 두 그루에 비가 내리는 모양인데, 비가 내려야 나무가 크고, 나무가 커야 비가 내린다는 의미가 공생하는 한자에요. 그 글자가 너무 좋았는데, 마침 그림 속 소나무도 두 그루여서 더 마음이 가요.
아무래도 킨츠기가 일본 수리 기법이기 때문에, 교토에 온 것처럼 느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요. 적당한 긴장감도 느껴지면 좋겠어요. 오프라인 수업인 만큼 오는 분들이 적당한 긴장감을 가지고 배우는 게 효과적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다도를 배울 때에도 다다미 위에서 무릎 꿇고 하면 마음가짐이 좀 달라지듯이, 마음을 푹 놓고 퍼지는 대신 적당히 불편한 분위기에서 차곡차곡 배워가시기를 바라요. 그렇다고 딱딱한 분위기는 아니고요! 궁금한 건 꼭 질문하시면서 잘 배우고, 다음에 계속 써먹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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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클래스일지 기대되네요. 칸이 킨츠기 클래스는 어떻게 구성되나요?
시퀀스에서 만나는 분들하고는 유리 기물을 칸이 킨츠기 방식으로 수리하는 작업을 해보려고 해요. 총 두 번을 만나게 되는데, 유리뿐만 아니라 도자 작업도 병행할 생각이에요. 수업할 때 깨진 유리 한 점과 도자 한 점을 가져오시면 되고요. 각자 다 다른 기물을 가져오기 때문에 먼저 간단히 기물마다 시연하면서 보여드리고, 그 이후에 작업을 안내하는 방식으로 진행돼요.
첫 번째 수업에서는 가벼운 이론 수업과 함께 면을 다뤄볼 거예요. 유리는 깨진 단면이 비쳐 보여서 금박을 올리면 더 아름답거든요. 깨진 단면에 옻을 바르고, 금박을 얹어보는 면 처리 작업을 할 거예요. 재료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도자 기물도 함께 다뤄보고요. 두 번째 수업 때는 앞선 작업을 이어하면서 수리를 마치는 것까지 전체 과정을 경험할 수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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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스의 여러 요소 중에서 가장 섬세하게 기획한 부분이 있다면요?
사실 딱 두 번의 수업으로 유리를 다루기에는 조금 무리일 수 있어요. 실패율이 높고 시간도 촉박하거든요. 그렇지만 사람들이 많이 경험하지 않은 것들, 색다른 것을 해봤을 때 ‘이렇게 작업할 수도 있구나' 알게 되는 부분이 있으니 보여드리고 싶어요. 시퀀스를 통해서는 젊은 분들이 주로 오실 텐데, 킨츠기 작업 자체가 끈기를 가지고 계속 도전해야 하는 부분이 있기도 해서 잘 맞을 것 같아요.
수업할 때는 원칙대로 하는 게 좋다고 얘기하는데요. 순서를 다 거쳐 가면서 작업하는 게 더 예쁘고, 시간도 덜 들거든요. 단계별로 밟아가는 것들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그런 식으로 알려드리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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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은 어떤 경험을 ‘fine experience’라고 생각하세요?
좋은 경험이라는 것은 ‘좋은 감각을 찾을 수 있게끔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게 시퀀스 프로젝트하고 비슷한 점인 것 같아요. 저도 수업할 때 기술적인 부분만 주려고 하지는 않아요. 자신만의 미감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늘 말하죠.
킨츠기는 미감을 찾는 작업이에요. 와비사비 정신과 맞닿기도 하고요. 기물을 요리조리 보면서 선을 긋는게 맞는지 고민하고, 본인의 감을 찾아가는 과정이죠. 금, 은으로 완성한다고 해서 다 예쁘지는 않거든요. 처음에 킨츠기를 배울 때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그 감을 익혀가고, 복습하면서 스스로 찾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번 클래스도 그런 맥락에서 ‘어울리는 미감’을 알아가실 수 있게끔 도와드릴 거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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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킨츠기 클래스의 매력 포인트 세 가지를 꼽아본다면, 무엇일까요?
우선 기능적으로 본인의 상처 난 기물을 수리해서 쓸 수 있다는 것이죠. 아끼던 그릇이나 잔이 깨지면 아까워도 그냥 버리게 되는데, 고쳐 쓸 수 있는게 장점이고요.
앞서 말씀드렸던 명상의 효과도 느낄 수 있어요. 반복적인 작업을 많이 하면서 인내하는 방법을 배우게 돼요. 킨츠기 자체가 영구적인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마음에 들 때까지 계속 반복하고, 되돌릴 수 있거든요. 끝내고 싶은 마음을 이겨내고, 더 나아가보는 과정을 경험할 수 있어요.
또, 그렇기 때문에 감각을 길러가는 과정이기도 해요. 계속해서 살피고, 수정하면서 가장 아름다운 상태를 찾아가는 건데요. 미학적인 부분은 감각의 영역이라 반복하면서 계속 길러지게 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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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스를 즐기는 분들은 어떤 마음가짐으로 오면 좋을까요?
‘수업 시간에 배울 수 있는 것들을 다 가져간다’는 생각으로 오시면 좋겠어요. 제가 그렇게 알려드릴 거고요. 작업을 할 때는 긴장은 하되, 너무 딱딱하지는 않았으면 좋겠고요. 편하게 질문 많이 하시는 게 좋아요.
그리고 저는 내 것에만 갇히지 말고, 다른 사람들 것도 보면서 작업하시라고 말씀드려요. 모든 흙과 유약과 깨진 사례가 다르기 때문에, 내 것만 바라보게 되면 그것만 알게 돼요. 다른 사람들 것도 참견하고, 보다 보면 얻어가는 것들이 더 많아져요.
한 가지 더, 수리 기법을 알아가는 것이라 꼭 연습하셔야 해요. 제가 재료는 어디서 파는지, 어떻게 대체하고 응용할 수 있는지 다 알려드리니까 복습하면 좋겠어요. 손으로 하는 작업은 머리로 기억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라 몸이, 손이 기억해야 하거든요. 와서 집중해서 배워 가시고, 집에서도 작업해 보기를 추천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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킨츠기를 통해 사람들에게 어떤 가치를 전하고 싶으세요?
요즘은 킨츠기를 할 때 오래된 기물을 보여주려고 노력해요. 일본 특유의 미감이 있는 고미술도 소개하고 싶고, 그런 맥락에서 미적인 부분을 바라볼 수 있는 감각도 길러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요.
조금 거창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킨츠기는 치유이기도 해요. 상처가 난 것들을 기능적으로 회복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이니까요. 사랑하는 사람이 준 기물이 깨지거나, 아주 소중한 기물에 상처가 났을 때 그 슬픔은 뭐라 말로 설명할 수 없거든요. 그걸 수리해서 다시 사용할 수 있는 상태가 됐을 때, 의뢰하신 분들이 아주 먹먹해하시더라고요. 다시 돌아왔으니까요. 물론 앞서 설명한 것처럼 영구적인 방법이 아니고, 한번 깨진 기물은 다시 깨지려는 성질이 있어서 또 상처가 날 수 있어요. 그럼 다시 수리해서 또 쓰면 돼요.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기물도 수리되지만, 사람의 마음까지도 치유되지 않나 싶어요. 고쳐졌으니 다시 가볼까, 하는 거죠. 좋아하는 것들을 추억하고, 살리고, 이어가는 것. 그런 가치를 지키고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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